글을 작성해야지 마음을 먹고 노트북을 열었다.
‘그때 친구랑 약속 언제 잡았더라?’
노트북 앞에 앉은 지 20분이 지나지 않아 처음에 시작한 작업과는 전혀 무관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 맞다, 나는 원래 글을 쓰고 있었지; 다시 하려던 일에 집중을 옮겼지만 곧 핸드폰 화면에 뜨는 메신저 알림에 금방 시선을 뺏기고 곧이어 글을 타이핑 하던 손까지 뺏기게 되었다. 정신차려보니 나는 작업과는 거리가 먼, 인플루언서가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릴스를 보고 있었다.
이러기를 몇 번 반복하니 글쓰기가 좀처럼 끝나지 않고 예상했던 시간보다 오래 걸리게 되었다. 나는 왜 집중하지 못하고 하나를 끝마치는데 이렇게 오래걸리는 걸까?! 책 <잃어버린 집중력 구하기>는 이렇게 집중을 금방 잃어버리는 나에게 변화를 주고자 찾아 읽은 책이다.
자꾸만 집중력을 잃어버리는 이유
나는 선천적으로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인 걸까? 진지하게 다시 태어나야 하나 했었는데 다행히도(?) 책에서는 집중력을 타고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집중력은 후천적인 학습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얻어진다. 다시 말해, 집중력은 타고난 재능이나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라 일종의 습관이다. 그렇기에 내가 필요할 때 집중력을 바로 꺼내쓸 수 있도록 스스로 훈련이 가능하다.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나의 내면에 꾸준히 적용하면 된다.
언제 어디서나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
책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집중력를 잃어버렸다 해도 바로 되찾을 수 있는, 실천하기 좋은 다양한 방법들도 알려주고 있다. 그중에서 내가 인상 깊고 실천하고 싶었던 몇 가지를 가져와 보았다.
30분 집중하고 10분 휴식하는 포모도로 관리법
데드라인을 설정하면 열심히 일하게 된다. 타이머를 활용하자. 타이머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눈으로 볼 수 있고 현재 과업에 할당한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하게 된다.
타이머를 활용할 때 아래 방법을 사용하면 더욱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 마감기한을 현실적으로 정한다.
- 기한을 너무 느슨하게 잡지 않도록한다.
- 보상-처벌 체계를 만든다. 기한을 준수하면 보상을 주고 맞추지 못하면 보상을 박탈한다.
- 작은 시간으로 쪼개서 일한다.
타이머를 3시간동안 설정하지 말고 한번에 최대 1시간씩 설정한다. 각 집중 시간 사이마다 10분씩 휴식시간을 갖는다.
오늘 하루 해야할 일 중 가장 중요한 다섯가지만 해라
할 일이 쌓여 있을수록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해야 할 일 목록에 10가지 보다 많은 수의 일이 있다면 그 리스트를 보는 것 자체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 집중력이 떨어져 방해 요소에 더 쉽게 주의를 빼앗기게 된다. 하루에 처리하는 일의 양을 가급적 5가지로 제한할 것을 권한다.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를 항상 생각하라
무엇인가에 집중하려고 할 때 흔히 내면의 저항을 경험한다. 이 저항은 뇌가 우리가 행동하는 이유를 인식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우리는 뇌가 집중하라고 말하는 대상에게 집중하지, 우리가 뇌에게 집중할 대상을 말해주는 게 아니다. 우리는 운전자라기보다 승객에 가깝다. 우리의 뇌는 주어진 단조로운 일에 집중하는 걸 피하기 위해 방해 요소들을 끊임없이 찾을 것이다. 뇌가 공부는 절대 줄 수 없는 강력한 도파민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무언가를 하는 이유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유다. 목적은 우리를 행동하게 한다. 목적은 일하는 과정을 명료하게 하고 집중하게 한다. 주의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열쇠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매일 해야 할 일을 적는 '투두 리스트'를 만들어라
해야 할 일 목록인 투두 리스트를 사용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언젠가 다뤄야 하는 모든 과업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머릿속에 방치하면 열린 루프가 될 일들을 제거할 수 있다. 그 결과 집중을 더 잘하게 되어 눈앞의 일에 몰두할 수 있다. 이 효과는 심리학에서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알려진 현상과 관련이 있다. 자이가르닉 효과란 끝내지 못한 과업이 완성된 과업보다 주의를 더 끄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미완의 과업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으면, 그에 대한 생각이 계속 끼어들어 주의를 분산시키고 집중력을 깨뜨린다. 해야 할 일 목록을 사용하면 이 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된다. 모든 과업과 아이디어를 기록함으로써 단기 기억에서 효과적으로 지울 수 있다.
나는 다음에 해야할 일들이 자꾸 떠올라 현재 하는 일에 집중이 깨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현재 할 일을 하면서도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자꾸 보게 되었고 동시에(?) 하게 된 적도 있었다. 이 부분을 읽고 나서는 떠오르는 할 일들은 바로 할 일 목록에 적고 있다. 적고 나서는 그에 대한 생각을 더이상 하지 않게 되었고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내면의 완벽주의자를 길들이는 3단계
나는 특정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부분에 얽매여 시간을 예상보다 오래 쓴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부분을 특히 인상깊게 읽었다. 완벽주의는 일의 완성도를 높여주지만 문제는 그 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해 업무 흐름을 방해해 몰입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한다. 완벽주의는 주의력을 자유자재로 통제하는 것과 일을 완수하는 것을 방해한다. 책에서는 완벽주의가 간섭하려 들 때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 일단 작업을 이어가라
실수를 고치거나 글을 교정하지 않은 채 10분간 이어서 작업한다. - 검색을 멈춰라
작업 할 때 특정한 내용이나 데이터를 검색해야 하면 표시를 해둔다. 굳이 그 정보를 찾기 위해 멈추지 말고 작업을 계속한다. - 점차 집중 시간을 늘려라
10분의 시간이 지난 후에 검색이 필요한 일이나 수정할 부분을 검토한다. 집중시간을 점차 늘려가면 훨씬 효율적으로 해야하는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총평
집중력이 안 좋은 나도 금방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사실 나는 꽤 괜찮은 집중력을 갖고 있었을지도?...라는 착각을 들게 만들 정도) 집중력을 찾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 위주로 나열하며 진행되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라 책에 소개된 몇 가지는 지금도 써 먹고 있다. 물론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지금의 작은 노력이 모여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길 기대해본다 ㅎㅎ
나처럼 집중력으로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