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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글 한 개 올리는 것도 힘들어 했던 내가 3개월간 글쓰기 스터디에 참여하고 느낀 점

신선아 2024. 3. 21. 09:15

1월쯤 팀 내 글쓰기 스터디에 들어가 1주간 글을 하나씩 적었다. 물론 한 번 빼먹었지만, 글다운 글을 쓴 적이 별로 없없던 것 같지만, 작년에 달에 한 개 쓰기도 힘들어 했던 나를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스터디를 시작한 지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어떤 걸 느꼈는지 써보려고 한다~ 
 

그래서 뭘 써야하지?

한줌의 의지를 갖고 강제성을 부여해버린 글쓰기!!
시작하자마자 (그리고 끝나는 주까지) 무엇을 써야하나 고민에 빠지게 된다. 
글쓰기 과정 중 주제 선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사내 위키에 글의 링크를 올리기 때문에 다른 팀원까지 본다고 생각하니 아무 글이나 작성해서 올리고 싶진 않았다. 잘 쓴 글들을 읽으면서, 나도 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나의 경험과 생각을 잘 풀어서 쓰고 싶었는데 쉽진 않았다. 
원인으로는 스터디 전날 몰아서 글을 쓰는 게 컸던 것 같다. 아무래도 짧은 시간에 마무리하려다 보니 양질의 글 작성은 어려웠다;;ㅋㅋ 그래서 주로 에러 해결방법, 간단 개념 정리, 회고? 이런 글만 많이 쓰게 된 것 같다. 앞으로는 평소에 메모를 자주 하면서 소재들을 쌓아두고, 쓸 글을 미리 생각해보아야겠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기술 관련 주제로 글을 쓰면서 이 주제에 대해 나는 애매하게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문제를 해결하면서 알게된 것에 대해 작성하는데 막상 설명을 하려니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던 걸 글로 풀어 적으려고하니 내가 제대로 모르고 있던 부분이 명확해졌다. 공부를 할 때 머릿속에서 밖으로 꺼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며, 알게 된 게 있을 때 이렇게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개’가 주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컸다

내가 혼자 보려고 노션에 끄적일 때와, 봐주는 사람이 있는 글을 쓸 때 둘의 차이를 크게 느꼈다.  혼자 보려고 쓸 때는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막 적었지만 (물론 나중에 그걸 다시 읽는 나는 고통을 받았다) 남이 읽는다고 생각하고 글을 쓰니, 고민하고 다듬느라 더 많은 시간이 들었다. 

말하고 싶은 건 있는데 그걸 표현할 문장이 매끄럽게 나오지 않았다. 문장 단위도 그렇고 글 전체의 전개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려니까 더 쉽지 않았다. 너무 막히니까 일단 막 쓰고 나중에 정리하자는 생각으로 글을 작성하고 올려버렸었는데 그러다보니 '막 쓰고' 단계에서 멈춰버린 글이 좀 있다ㅎㅎ; 그 이후에도 관심을 줬어야했는데... 음 그렇게 됐다. 조만간 내가 올렸던 글들을 쭉 읽어보면서 조금씩 건들어야겠다. 
이렇게라도 자주 쓰다 보면 늘겠지? 일단 막연한 기대를 걸어본다.

사실...... 지금 블로그에 쓰는 글들이 공개긴 한데 검색엔진엔 뜨지 않는다.  그니까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사내 위키에 접근하는 사람들 뿐이다. (위키에 올릴 때 마저 관심 받고 싶지 않아서 제목을 재미없게 짓고 올리곤 했다ㅎ) 저주 받은 블로그인가 보다~~라고 넘기며 원인을 찾아보려고 하진 않았다. 검색해도 뜨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글을 쓸 때 부담이 덜했다. 그러다보니 막 쓰고 퇴고를 안 하는 습관이 안 고쳐지는 것 같다. 원인을 찾든 블로그를 옮기든 해서 이 안전지대를 벗어나야겠다 ㅎㅎ;;

 

제 글... 괜찮나요?! 

서툰 글을 쓰고, 스터디 시간마다 다른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받았다. 코드 리뷰를 받을 때처럼 내가 작성한 글을 남이 읽었을 때는 어떤지, 어떻게 작성하면 더 좋았을 것 같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혼자 썼을 때는 알아채지 못했던 어색한 부분이나 아쉬운 부분을 찾아낼 수 있었고,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의견을 들으며 다음에는 어떻게 써볼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또한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며 어떻게 쓰면 깔끔하게 읽히는지 같은 것들은 참고할 수 있었다. 나는 다른 분들이 글을 쓰면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많이 여쭤봤었다. 내가 고민했던 지점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글을 써나갔었는지가 궁금했다. 혼자서 글을 썼다면 몰랐을 내용들을 알아갈 수 있던 시간이었다. 어떤…과 같은 추상적인 말로만 적어놨는데 지금 당장 그때 내용은 잘 기억 나지 않아서 이렇게만 적게 되었다;; 그때 기록 다시 들춰보면서 수정을 해야겠다. 

 


아무튼 하길 잘 했다

강제로 하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어두니 조금이라도 하게 되고, 하지 않았을 땐 못했던 경험을 하게 되었다. 학생 때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논술학원 같은 곳을 다니며 강제로 글을 쓰다가 글쓰기를 싫어하게 됐나싶었었다. 본인이 쓰고자 하는 의지가 어느정도 있을 때는 강제로 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또 함께할 사람들이 있으니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서 지속할 수 있는 것 같다. 

스터디 참여하기 전에 혼자서 글을 써보려고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었었다. 나름 습관을 만드려고 노력했지만 글을 조금 쓰다가 그만 두는 경우가 많았다. 나름 여러가지 이유... 또는 변명들이 있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좀 컸던 것 같다. 쓰다가 남의 글과 비교하게 되고, 내 글은 쓸모없는 글이라고 생각하면서 금방 포기해버렸다.

그래서 이번 목표는 조금 소소하게 잡고 시작했다. 소소하게 공부한 것도 기록하고 별 내용 없지만 회고도 작성했다. 쓰고 보니 목표는 남이 읽는 글이었지만 글을 쓰는 게 결국 나를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작고 가벼운 글들을 쓰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앞으로는 좀 더 영향력있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다음 분기 스터디에서는 앞에서 적었던 아쉬웠던 점들을 의식해서 보완해나가며 꾸준히 글을 써야지... 아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