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돌아보기
2024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거의 분기별로 회고글을 써 두어서 중복되는 내용이 꽤 있을 것 같은데, 총정리 느낌으로 모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목표를 세워보려고 한다.
업무 회고
동시에 여러 이슈 처리하기
올해부터 스쿼드 2개에 소속하게 되면서 담당하는 이슈가 많아졌다. 동시에 신경써야 하는 이슈를 비롯해 소통하는 팀원들도 많아지게 되었다. 일하다가 다른 일에 대한 슬랙 멘션이 오면 하던 일을 끊고 멘션 온 일을 진행하고 그랬다. 정신이 없었다. 내가 운영체제의 스케줄링처럼 체계를 갖춰 착착... 일을 쳐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대로 규칙을 세워 진행했다.
- 현재 일을 방해하지 않게 슬랙 알림 소리는 꺼놓는다.
- 정해둔 시간 동안 일한 후에 밀린 슬랙을 한번에 읽고 처리한다. 이 시간은 뽀모도로 타이머를 이용했다.
- 현재 이슈 해결이 잘 안 되고 머리에 부하를 줄 때는 끊고 다른 일을 진행한다.
- 1번 이슈를 작업 하다가 2번 이슈로 넘어갈 때는 1번 이슈의 진행상황을 잘 기록해둔다.
결과
어느정도 규칙을 정해놓으니 정신없다는 느낌은 사라졌다. 이슈 하나가 완료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이슈 하나 완료하는 데 집중하느라 다른 이슈 작업 시작이 늦어지는 현상은 줄어들었다.
더 시도해볼 것
- 정해놓은 규칙을 항상 잘 지키진 못했다. 집중하다 보니 타이머를 무시하고 그냥 넘겨버린다거나 진행상황 기록을 까먹는다거나... 잘 지킬 수 밖에 없도록 환경을 더 강화해야겠다.
- 진행상황에 대한 기록이 중요해지게 되었는데 현재 업무 기록용 노션 템플릿 포맷은 잘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주별로 할 일과 한 일을 기록하는 페이지와 각 이슈마다 진행 내용을 메모하는 페이지가 따로 분리되어있었는데, 그때마다 내키는대로 다른 페이지에 진행상황을 기록하다보니 관리가 잘 안 되었다. 2025년엔 커스텀이 자유로운 옵시디언으로 넘어가 업무 기록을 효율적으로 관리 해보려고 한다.
안일함에서 의식적으로 벗어나기
작년 회고에서 문제 삼았던 나의 태도에 대해서 고치려고 노력했었다. 예전의 나는 최대한 기존에 작성된 코드를 따르면서, 크게 잘못된 코드가 아니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었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보면서 내 의견을 내는 데 두려워하는 내 성격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이런 마음가짐은 나와 팀의 발전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고치려고 했었다.
- 예전에 작성했던 코드를 참고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이 있다면 적용하고,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항상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 팀원의 PR을 리뷰하며 생기는 질문 또는 제안하는 코멘트를 올리는 데에 주저하는 시간을 줄였다.
- 전에는 혼자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하거나 내가 틀렸을 수도 있지 생각하며 코멘트를 올리지 않을 때가 종종 있었다.
- 논의를 진행하면 더 나은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일단 의견이 생기면 올리려고 한다.
작년에 세웠던 목표들 점검
2023년 회고글에 추가로 적지 않았지만 개인 노션에 2024년에 되고 싶은 나의 모습에 대해 적어봤었다. 정량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는 아니었지만 다음과 같은 목표가 있었다. 공개하긴 부끄러워서 간단하게만 적자면...
- 개발 공부, 사이드프로젝트
- 영어 회화 공부하기
- 책 읽기
참 추상적인 목표다. 그래도 작년과 비교했을 때 나름의 소득이 있었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개발 공부, 사이드프로젝트
- r3f를 공부해서 사이드프로젝트도 해봐야겠다 했는데 강의만 다 듣고 추가로 액션을 하지 않았다. 흥미가 없었던 모양...
- 관심이 가는 책도 사보고 오공완 챌린지도 하며 공부는 어느정도 한 것 같으나 다시 떠올려보면 머리에 남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책을 안 보고 혼자 정리해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 사이드프로젝트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시작도 하지 않았다. 하기 싫었던 건 아닌데 이상하게 손이 안 갔다. 이번 년도에는 진짜 하고 싶고, 진짜 할 것이다ㅠ 주말에 회사 일 하는 시간을 없애고 사이드프로젝트에 써야겠다.
영어 회화 공부하기
- 영어 회화 앱 스픽을 구독해서 메인에 뜨는 수업을 10-20분씩 진행했었다. 습관이 돼서 자주했던 달도 있었고, 자주 안 했던 달도 있었고, 챌린지에 등록해 억지로 했던 달도 있었다.
- 말을 해야하다보니 집에 혼자 있어야 진행을 할 수 있었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핑계인 것 같기도 하고)
- 동기부여가 그만큼 안 됐던 것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의지가 그만큼 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해야겠다 생각은 드는데, 어떻게 해야 내재동기를 더 끌어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
- 확실히 영어가 좀 더 입에 붙는 느낌이긴 했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하는 단계까지 가진 못했다. (그만큼 열심히 안 했기 때문이겠지...
- 내년에도 할지는 고민인데, 만약 한다면 그때는 AI 프리토킹 기능을 좀 더 열심히 활용하도록 해야겠다.
- 스픽 말고 다른 좋은 앱이 있을지 찾아봐야겠다.
책 읽기
- 올해는 12권 정도 읽었다. 제대로 읽은 게 몇 권 없던 23년에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ㅋㅋㅋ
- 윌라, 밀리의 서재, 도서관 등 책을 읽을 경로를 여러 군데 만들어 놓으니 더 자주 읽게 되는 것 같다. 내년에도 유지하려고 한다.
- 올해도 기록을 하긴 했지만, 대충 인상깊은 문장과 느낀점만 적는 것은 금방 휘발되는 것 같다. 독서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내년에는 독서 효율을 더 끌어올려야겠다.
그 외 올해 새롭게 시작한 것
블로그에 꾸준히 글쓰기
개발자가 된 이후 해야지 해야지 말만 했던 글쓰기를 드디어 올해부터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올해 올린 글들의 대부분이 강제성으로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작년보다 꾸준히 글을 쓰게 되었고, 글쓰기의 장점을 직접 경험한 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부터 유지되어 온 오랜 관성에서 탈피한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글을 좀 더 잘 쓰고 싶고 동기를 더 부여 받고 싶은 마음에 글또도 가입했는데, 글쓰기 습관에 도움이 될 유익한 정보들을 많이 얻었다. 글또에서 진행해주신 글쓰기 세미나로 단순히 강제성만 부여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글을 목적을 항상 생각하고, 내가 글을 자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전에는 주제 정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글의 방향성이 자꾸 달라져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는데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을 생각하니 좀 더 명확해졌다.
아직 글쓰기를 완전히 내 습관으로 만들지 못했지만 나만의 글쓰기 전략을 다시 정리해가며 보완해나가야겠다.
마음 돌보기
작년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마다 덮어놓고 무시했다. 또는 해결책 없이 '나는 왜 그럴까?' 자책만 하며 보냈던 것 같다. 우연히 이런 내 마음들을 주제로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고 그때부터 심리와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련된 책도 찾아 읽어 보았다. 내가 느꼈던 고민과 감정들에 대해 이미 해답을 내놓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내용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중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나를 알고,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의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주 일기를 쓰며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 이것과 관련해서 느낀점과 배운 것은 많은 것 같은데 정리를 많이 해두지 않아서 아쉽다. 내년에는 알게 된 것들을 기록해두고 나만의 인생 고민 해결법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글을 써봐야겠다.
카메라 구매
올해 초 친구의 졸업식에 친구의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었었다. 결과물이 마음에 들었고 친구도 마음에 들어해서 기분이 좋았다. 특히 친구의 1년에 단 한번뿐인 날의 기록이 예쁜 사진으로 남아서 더 뿌듯했다.
그 후로도 사진을 찍고 나면 잘 나온 사진을 골라 조금씩 보정해 공유했다. 내가 매력적으로 느낀 포인트를 사진에 담아 잘 전달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찍고 보정을 했었다. 공유한 사진들을 보고 주변에서 칭찬을 해주니 더 잘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전에도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으나 올해는 그 관심이 더욱 커졌다.
그렇게 미러리스 카메라를 하나 사고 사진 동호회도 들어가게 되었다. 최근에는 출사를 몇 번 다녀오면서 라이트룸으로 보정도 열심히 해봤는데 아직 갈 길이 멀구나 느꼈다ㅋㅋㅋ 그래도 색감 보정하는 작업하는 동안은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몰입하게 된다. 내년부터는 제대로된 인물사진 보정도 연습해봐야겠다.
기타 올해 느낀점
- 몇 년간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한테 오랜만에 연락해서 만나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하니 생각보다 즐거웠다. 내년에도 연락이 뜸해진 인연을 찾아 안부인사를 건네봐야겠다. 또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감사함을 느끼고 더 잘해줘야겠다. 더 나아가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해 새로운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도록 용기를 내고 싶다.
- 나를 인간적으로 신뢰해주는 팀원들, 스쿼드원들 사이에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느낀다. 좀 더 자신감을 갖고 그 사이에서 내가 어떻게 도움이 될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봐야겠다.
-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서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다. 하고 싶을 때는 자연스럽게 하는데, 하기 싫을 때는 어떻게든 피하게 된다. 그래서 습관이 유지가 안 되고 목표하는 만큼 진전이 잘 되질 않는데 이게 단순한 거부감이고 해결이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내 템포가 원래 이런 것이고 이에 맞춰 목표를 세워야할지... 나에 대해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 이런저런 핑계로 운동에 점점 소홀해지는데 회사 앞 헬스장이나 요가원을 등록해둬야겠다...